스타크래프트 e스포츠를 사랑했던 팬이라면, 아니 관심이 없었더라도 한 번쯤은 '콩'이라는 별명으로 유명했던 홍진호 선수의 이름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오늘은 그 홍진호 선수의 수많은 명경기 중에서도 특히 팬들의 가슴 속에 뜨겁게 남아있는, '620 황색 혁명'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2009년 6월 20일, 그날의 전설
'620 황색 혁명'은 정확히 2009년 6월 20일, 신한은행 프로리그 08-09 시즌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탄생했습니다. 이 날 경기는 공군 ACE 소속의 **홍진호 선수 (저그)**와 SKT T1 소속의 **김택용 선수 (프로토스)**의 대결이었습니다.
지금도 회자되는 이 경기가 왜 '혁명'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을까요?
1. 홍진호 선수의 상징색, '황색'
홍진호 선수는 '폭풍 저그'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저그 종족의 아이콘과도 같은 존재였습니다. 그의 수많은 팬들은 그를 '황신(黃神)'이라 칭했고, 그의 팬덤을 상징하는 색깔은 바로 노란색, 즉 '황색'이었습니다. 이 '황색'은 단순한 색깔을 넘어, 홍진호 선수의 존재감과 팬들의 뜨거운 응원을 대변했습니다.
2. 압도적인 열세, 그리고 기적 같은 승리
이 경기가 더욱 드라마틱했던 이유는 바로 당시 두 선수의 상황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김택용 선수는 KESPA 랭킹 2위에 빛나는, 저그전에서 무려 22승 4패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기록하던 '천하의 김택용'이었습니다. 그야말로 저그 최강자이자 넘을 수 없는 벽처럼 느껴졌죠.
반면 홍진호 선수는 길고 긴 부진의 터널을 지나고 있었습니다. 이 경기 전까지 무려 735일, 즉 2년 5일 만에 공식전에서 승리하는 상황이었으니, 당시 그의 폼이 얼마나 좋지 않았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팬과 전문가들은 김택용 선수의 압도적인 승리를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홍진호 선수는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기적 같은 역전승을 거두었습니다. 이 한 판의 승리는 단순히 세트 스코어 1점을 넘어, 홍진호 선수와 그의 팬들에게는 무한한 감동과 희망을 선사했습니다.
3. 영화 같은 경기 내용
경기는 시작부터 끝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승부였습니다. 김택용 선수의 강력한 압박에도 불구하고 홍진호 선수는 끈질기게 버텨냈고, 결국 김택용 선수의 본진을 파괴하고 자신의 주력 유닛인 뮤탈리스크를 통해 경기를 뒤집었습니다. 한 시도 눈을 뗄 수 없는 박진감 넘치는 경기는 '황색 혁명'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명작이었습니다.
단순한 승리를 넘어선 '혁명'
'620 황색 혁명'은 스타크래프트 e스포츠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경기입니다. 오랜 부진 끝에 전설적인 선수가 거둔 값진 승리이자, 포기하지 않는 투혼과 노력의 중요성을 보여준 경기였습니다. 특히 영원한 2인자 '콩'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던 홍진호 선수가 당시 최강의 프로토스를 꺾었다는 사실은 수많은 팬들에게 통쾌함과 함께 깊은 감동을 안겨주었습니다.
이 경기는 단순한 게임의 승패를 넘어, 끊임없이 도전하고 좌절하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주었습니다. 스타크래프트 e스포츠의 황금기를 대표하는 명경기로 '620 황색 혁명'은 영원히 기억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