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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항로표지의 날, 바다의 수호자를 기념하다

by 꿈 정보 2025. 7. 1.

세계항로표지의 날, 바다의 수호자를 기념하다
출처 : 픽사베이 / 세계항로표지의 날, 바다의 수호자를 기념하다

 

매년 7월 1일은 '세계항로표지의 날(World Marine Aids to Navigation Day)'입니다. 바다를 안전하게 항해할 수 있도록 돕는 모든 항로표지 등대, 부표, 전자 항로 정보 시스템 등을 기념하고, 해양안전에 대한 국제 사회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제정된 날입니다. 이 기념일은 단순히 해양종사자만의 행사가 아니라, 해양 국가로서의 한국이 반드시 기억하고 되새겨야 할 ‘바다의 수호자’를 기리는 날입니다. 본 글에서는 항로표지의 의미, 해양 안전과의 연관성, 국제적 협력의 필요성을 중심으로 ‘세계항로표지의 날’을 조명해봅니다.

바닷길을 지켜온 조용한 안내자

세계항로표지의 날은 국제항로표지협회(IALA, International Association of Marine Aids to Navigation and Lighthouse Authorities)의 주도로 2019년부터 지정되어 매년 7월 1일 기념되고 있습니다. 이 날짜는 IALA가 1957년 7월 1일에 설립된 것을 기념하여 선택된 것으로, 항로표지에 대한 국제적 표준화와 협력을 상징하는 날입니다.

항로표지는 등대, 부표, 등부표, 레이콘(Racon), AIS(Auto Identification System), GPS 기반 전자항로표지(e-Navigation) 등 다양한 형태로 구성되며, 항해 중인 선박에게 방향, 경고, 위치 정보를 제공합니다. 특히 해양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암초, 항만 입구, 좁은 수로 등에서 이들의 역할은 절대적입니다.

이날을 기념하는 행사는 IALA를 중심으로 전 세계 각국 해양당국 및 해양안전 관련 기관들이 참여하며, 기술세미나, 항로표지 전시, 등대 투어, 시민교육 캠페인 등 다양한 활동이 진행됩니다. 특히, 등대는 오늘날 항로표지 기술이 고도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안전의 상징’으로서 감성적 가치까지 함께 지닌 존재입니다.

보이지 않는 인프라가 지키는 생명

항로표지는 일종의 ‘바다 위의 교통신호’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 장치들이 없다면 선박은 시야가 제한된 해상에서 자신의 위치와 방향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고, 이는 좌초, 충돌, 침몰과 같은 해양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세계 해양 사고 통계에 따르면, 항로표지 시스템이 미비하거나 고장 난 구간에서 사고 발생률이 3배 이상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한국은 해양수산부를 중심으로 전국 연안에 6,000여 개의 항로표지를 운영 중이며, 각종 스마트 등대와 GPS 기반의 디지털 항로표지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인천, 부산, 목포 등 주요 항만은 세계 수준의 VTS(Vessel Traffic Service)와 연계되어 항로표지가 실시간으로 통합 관리되고 있습니다.

항로표지는 단지 배를 위한 시스템이 아닙니다. 연안 여객선, 화물선, 어선은 물론 레저보트, 요트, 해양관광까지 모든 해상 활동의 기반이 됩니다. 따라서 일반 시민의 안전과도 직결되는 매우 중요한 ‘공공 인프라’입니다.

기후변화로 해양기상이 악화되고, 국제 물류가 더욱 복잡해지는 지금, 항로표지 시스템의 중요성은 더 커지고 있으며, 이 시스템이 지속적이고 정확하게 작동하도록 하는 것은 국가의 책무입니다.

해양안전을 위한 글로벌 공조의 날

세계항로표지의 날은 국제사회가 ‘바다의 안전’을 위해 어떻게 협력하고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날입니다. 국제항로표지협회(IALA)는 UN 산하 IMO(국제해사기구)와 긴밀히 협력하여, 모든 국가가 항로표지를 동일한 기준으로 제작·운용하도록 표준을 제공합니다. 이를 통해 외국 선박도 낯선 바다에서 항로표지를 이해하고 안전하게 항해할 수 있게 됩니다.

예를 들어, 항로표지는 세계적으로 IALA 지역 A, B 시스템으로 나뉘며, 한국은 A지역에 속합니다. 이를 기준으로 부표의 색상, 점등 방식, 방향 표시는 국제적으로 통일되어 있어 선박은 항구에 따라 다른 해상신호를 따로 배울 필요 없이 운항이 가능합니다.

또한, IALA는 개도국을 대상으로 기술 지원과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지구촌 모든 바다가 안전한 항로를 가질 수 있도록 협력 중입니다. 한국도 2022년 세계 최초로 IALA 국제교육기관을 유치해 개발도상국 해양종사자들에게 항로표지 기술을 교육하고 있습니다.

세계항로표지의 날은 단지 과거를 기념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안전을 설계하고 공동의 해양질서를 만들어가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국제적 기준과 상호협력 없이는 바다에서의 안전도, 해양경제도 지킬 수 없습니다.

‘세계항로표지의 날’은 바다의 길을 밝혀온 조용한 안내자, 항로표지의 공로를 되새기고, 더 나은 해양안전을 위해 세계가 협력하는 날입니다. 해양강국 대한민국이 이 날을 적극 기념하고, 기술 개발과 국제공조에 앞장선다면, 미래의 바다도 지금보다 훨씬 더 안전해질 것입니다. 7월 1일, 등대처럼 변함없이 우리를 지키는 존재들에게 마음을 전해보는 건 어떨까요?